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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영화 [승부] 리뷰 – 이창호와 이세돌, 바둑 한판에 담긴 인생의 무게

by cocojjiny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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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바둑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제목은 바로 《승부》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포츠 영화가 아닙니다.

천재와 천재가 마주한, 그 어떤 장르보다 치열한 심리전의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관람 전에는 ‘바둑을 몰라도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보고 나니 바둑을 전혀 몰라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는 깊은 이야기가 펼쳐졌어요.

 

 

 

 

 

이창호 vs 이세돌, 두 전설의 충돌

 

영화 《승부》는 바둑계의 두 거장, 이창호와 이세돌의 라이벌 구도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사실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었지습니다. 선배와 후배이자, 사제지간이며,

동시에 세대를 넘어선 대표선수였습니다. 영화는 이런 복잡한 관계를 굉장히 섬세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창호(변요한 분)는 철저한 수읽기와 침착한 전략으로 ‘기계 같은 바둑’이라 불리던 인물입니다.

반면 이세돌(유재명 분)은 변칙적인 수를 구사하며 기존의 룰을 깨뜨리는 공격형 기사로 묘사됩니다.

두 사람의 바둑 스타일처럼 성격과 삶의 방식도 정반대입니다.

하지만 결국 두 사람 모두 ‘승부’라는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 돌을 놓고 또 놓습니다.

 

영화는 이 둘의 대결을 통해 바둑이라는 게임이 단순한 지적 스포츠가 아니라,

사람의 인생과 선택, 감정이 얽힌 치열한 삶의 일부임을 보여줍니다.

‘이긴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다’는 건 어떤 감정을 남기는지 깊이 고민하게 만드는 장면이 많았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바둑판 위의 긴장감을 완성하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든 건 배우들의 연기력입니다. 변요한 배우는 이창호 특유의 절제된 말투와 표정을 굉장히 잘 표현했습니다. 실제 이창호 9단이 인터뷰에서 말하듯, 항상 조용하고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는 인물인데, 이를 어색하지 않게 구현했다는 점에서 놀라웠습니다.

 

반면 유재명 배우는 이세돌 특유의 거침없는 자신감과 똘기 섞인 에너지, 그 안에 숨겨진 외로움을 세밀하게 표현했습니다. 때로는 비웃듯 웃다가도, 돌을 놓을 땐 누구보다 진지해지는 그 복합적인 성격이 아주 잘 드러났습니다. 둘의 연기 덕분에, 단순한 정적인 장면도 긴장감 있게 느껴졌습니다.

 

바둑판 위에서 아무 말 없이 돌만 놓는 장면에서도, 손끝의 떨림이나 눈빛의 교환만으로 관객의 숨을 멎게 만들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감독의 연출도 뛰어났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바둑이 아닌, 인생에 대한 이야기

 

《승부》는 바둑을 소재로 했지만, 결국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인생’입니다.

누군가는 천재로 태어나고, 누군가는 끊임없이 천재를 따라가며 성장합니다.

그 과정에서 ‘승리’가 전부인지, 혹은 ‘자신만의 길’을 걷는 것이 더 중요한지를 되묻게 됩니다.

 

이창호가 보여주는 묵직한 고독과 책임감, 이세돌이 보여주는 반항과 자유로움,

이 두 감정의 충돌은 보는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이창호에 공감할 수 있고, 누군가는 이세돌의 외침에 더 크게 반응할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영화를 본 후 “나는 어떤 방식으로 내 인생을 두고 있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바둑 한 판이 아닌, 두 인물의 삶 자체가 걸린 ‘진짜 승부’라는 사실이 느껴집니다.

그래서 단순히 승패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앉았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지더라고요.

 

 

 

 

바둑을 몰라도 볼 수 있을까? → 충분히 추천합니다

 

사실 많은 분들이 바둑이라는 소재 때문에 이 영화를 어렵게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고요. 하지만 이 영화는 바둑을 전혀 몰라도 충분히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룰보다는 ‘사람’에 집중한 영화이기 때문이에요.

 

경기 장면에서도 너무 복잡한 수읽기보다는 두 인물의 감정 변화와 대화, 표정 등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보는 데 전혀 부담이 없었습니다. 바둑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인간의 성장과 갈등, 화해의 이야기로 충분히 즐기실 수 있어요.

 

마무리하며 – 승부는 바둑판 위에만 있지 않다

 

《승부》는 한 판의 게임에 인생을 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바둑판 위에서 자신의 수를 두며 살아가고 있지요.

누군가는 조용히, 누군가는 강하게 돌을 놓습니다.

그 방식이 다를 뿐, 결국 모두에게는 ‘승부’가 있는 셈입니다.

 

바둑이라는 주제를 이렇게 아름답고 진지하게 풀어낸 영화는 오랜만이었습니다.

단순한 전기 영화나 스포츠물이 아닌, 감정과 철학이 담긴 드라마였다는 점에서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마음이 뜨거워지고,

동시에 차분해지는 이상한 감정이 오래 남았습니다.

 

조용하지만 강한 영화, 그리고 오래도록 생각나는 이야기. 《승부》는 그런 작품입니다.

바둑을 좋아하든 아니든, 한 번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신의 ‘승부’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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