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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순백의 동화,현대적으로 다시 태어나다 <백설공주>영화 리뷰

by cocojjiny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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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낡은 동화의 새로운 옷, 무엇이 달라졌는가?

 

2025년 실사 영화 『백설공주』는 디즈니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판타지 영화로서, 기존 이야기에 현대적 시선과 다양성을 가미해 고전 동화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디즈니는 최근 몇 년 간 알라딘과 인어공주 등 고전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며 새로운 감각과 가치를 담아내려는 시도를 이어왔는데, 이번 <백설공주>는 그중에서도 가장 논쟁적인 작품 중 하나로 꼽힙니다.

그중에 가장 큰 변화는 주인공 백설공주의 캐릭터 설정입니다. 디즈니 프린세스 중에서도 기존의 수동적이고 순응적인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꿈꾸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려는 강인한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이는 21세기 관객들에게 보다 현실적이고 공감 가능한 여성상을 제시하려는 의도로 읽히고 있습니다.

 

또한 백설공주 역을 맡은 레이철 제글러의 캐스팅은 개봉 전부터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영화의 백설공주 역할을 맡은 배우는 라틴계 배우로서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한 디즈니의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보수적 팬들 사이에선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레이첼 제글러는 섬세한 노래 실력과 깊이 있는 감정 연기로 백설공주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2. 왕비는 더 강력해졌고, 사랑은 더 복잡해졌다

 

이번 실사 영화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왕비 역을 맡은 갤 가돗입니다. 이전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왕비는 공주의 미모와 질투심에만 집중된 전형적인 악역이었다면, 실사판에서는 좀 더 입체적이고 강하고 위협적인 존재로 탈바꿈했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아름다움을 갈망하는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지위를 지키고 세상을 통제하려는 강한 권력욕을 가진 여성으로 묘사되었습니다.

 

갤 가돗은 특유의 강렬한 카리스마와 섬세하고 미묘한 표정 연기로 이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냈습니다. 특히 마법의 거울 앞에서 자신과 싸우는 장면은 심리적 긴장감이 매우 뛰어났으며, 그 자체로 영화의 감정선을 끌어올립니다.

 

또한, 기존 애니메이션과는 다르게 이번 영화에서는 왕자캐릭터가 사랑의 구원자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백설공주가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고, 진정한 사랑이란 구원이나 희생이 아니라 동등한 파트너십임을 강조하게 됩니다. 이는 디즈니가 최근 실사화에서 보여주고 있는 ‘새로운 시대의 사랑’에 대한 일관된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백설공주 (2025)는 고전 동화의 ‘로맨틱한 구원 서사’를 해체하고, 진정한 자아 발견의 새로운 이야기로 전환시키며 메시지의 깊이를 더했습니다.

 

 

3. 시각적 아름다움과 음악, 그리고 남겨진 아쉬움

 

영화의 비주얼은 디즈니답게 매우 화려하고 정교합니다. 숲 속의 마법적인 풍경과 일곱 난쟁이의 집, 그리고 거울 속 세계 등은 모두 CG와 실사 촬영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동화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리얼리티를 살렸습니다. 특히 백설공주가 숲을 달리는 장면과 왕비의 마법이 펼쳐지는 순간들은 시각적으로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음악 역시 디즈니 실사 영화의 전통을 충실히 이어갔습니다. 원작의 대표곡 “Someday My Prince Will Come” 같은 클래식 넘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오리지널 곡들도 추가하여 영화의 스토리 감정을 매우 풍부하게 만들었습니다. 레이첼 제글러의 맑고 섬세한 음색은 음악의 감동을 배가시키며, 특히 그녀가 부르는 자아 성찰의 노래에는 여성의 내면을 강렬히 표현한 명장면으로 남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완벽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야기의 흐름이 다소 단조롭고, 후반부로 갈수록 클라이맥스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점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또한 다양성과 현대적 재해석이라는 요소가 일부 관객에게는 메시지 중심으로 치우쳤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원작에 대한 향수와 클래식한 감성을 기대한 이들에게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요소입니다.

『백설공주 (2025)』는 단순히 옛날 동화를 다시 꺼낸 것이 아니라, ‘지금’의 세상에서 어떻게 고전을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디즈니는 이 영화를 통해 여성의 다양성과 자율성 그리고 자기 발견이라는 주제를 앞세워 고전 서사를 과감하게 해체하고 재구성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긴 논쟁과 호불호는 어쩌면 이 영화가 던진 질문의 중요성을 방증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설공주는 더 이상 왕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공주가 아닙니다.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써 내려가는 당찬 현대여성으로 동화 밖으로 걸어 나온 바로 지금 시대의 주인공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옛이야기가 말해주지 못한 진짜 이야기”를 꺼내서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새로운 백설공주를 원하신다면 이 영화를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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