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마석도, 더 독해진 악당<범죄도시3>영화 리뷰

1. 돌아온 괴물 형사, 마석도의 진화

2023년에 개봉한 범죄도시 3은 이제는 국민 형사로 자리 잡은 마석도의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고 대한민국 범죄 액션 시리즈의 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작품입니다. 전작에서는 베트남으로 그리고 인천으로 무대를 옮겨가면서 스케일을 키워왔던 범죄도시 시리즈는 이번 3편에서 다시 한번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강도 높은  액션과 쾌감을 선사합니다.

 

영화는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발령을 받으면서 시작됩니다. 조직폭력배를 처단해 온 이전과는 다르게 이번엔 필로폰 유통과 연루된 사이버 범죄 및 국제 마약조직까지 쫓게 됩니다. 범죄의 양상도 단순하게 조폭 싸움에서 진화한 것처럼 마석도 역시 한층 더 냉정하고 전략적인 수사 능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마동석은 여전히 압도적인 피지컬과 확실한 존재감으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단순한 '주먹 형사'가 아니라 웃음과 인간미에 냉혹한 결단력까지 갖춘 캐릭터로 성장한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가 주먹을 불끈 쥐고 나타나는 순간 극장은 자연스레 박수가 터집니다. 이것은 바로 [마동석 효과]의 힘 아닐까 합니다.

 

2. 악역의 판을 바꾼 ‘리키’와 ‘장첸’의 잔상

 

범죄도시 시리즈의 핵심은 언제나 강력한 악역입니다. 1편의 장첸, 2편의 손석구에 이어 3편에서는 이준혁이 새로운 빌런 ‘주성철’로 등장합니다. 그는 조용하고 차가운 사이코패스 성향의 인물로, 겉보기에는 단정하지만 안으로는 광기와 폭력성을 감추고 있습니다. 이전의 악역들이 물리적인 위협과 광기를 전면에 드러냈다면, 주성철은 예측 불가능한 조용한 공포를 선사합니다.

 

특히나 이번 영화에서는 해외 마약 조직의 핵심 인물인 '리키'가 합세하면서 악역의 구도가 더욱 탄탄해집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국제 범죄 카르텔과 맞서는 마석도의 모습은 마치 글로벌 형사물을 연상케 하며, 시리즈의 스케일을 한층 키워줍니다.

 

관객 입장에서 ‘악당이 얼마나 무섭냐’는 영화의 몰입도를 좌우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이준혁의 내면 연기와 일본 배우의 존재감은 이번 작품을 더욱 짜릿하게 만든다. 장첸이 남긴 어두운 잔상과, 강해상의 야수성을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또 다른 스타일의 악당이 신선하게 다가올 것입니다.

 

3. 통쾌함과 유쾌함 사이, 범죄도시만의 장르 미학

범죄도시 시리즈가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하게 액션 때문만은 아닙니다. 강력한 폭력성과 범죄 서사를 다루면서도,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유머와 인간미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범죄도시 3 역시 이러한 시리즈의 장점을 그대로 계승하게 됩니다.

형사들의 티키타가와 마석도의 툭툭 던지는 농담과 수사 중 벌어지는 크고 작은 해프닝 들을 극의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특히 마석도와 후배 형사들 간의 케미스트리는 이번 영화에서 더욱 강화되었으며, 팀으로서의 단단한 유대감이 영화 전반에 따뜻한 온기를 더해주었습니다.

 

또한 액션 장면은 더욱 정교해졌습니다. 한 주먹에 날아가는 악당들과 골목길 추격전, 마약 제조 공장을 배경으로 한 결투 등은 시원하면서도 리얼한 타격감을 전해주었습니다. CG 없이 몸으로 때우는 액션이 주는 묵직한 현실감은 마동석 스타일의 액션 영화가 가진 고유한 미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영화가 여전히 ‘정의는 반드시 이긴다’는 메시지를 중심에 둔다는 점입니다. 무너진 법질서 속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의를 실현하는 마석도의 모습은, 오늘날 현실의 무기력한 사회에서 관객에게 묵직한 위로와 통쾌함을 동시에 전합니다.

 

범죄도시 3은 이전 시리즈의 매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악당과 상황을 통하여 장르의 확장성을 보여줍니다. 마동석이라는 배우 하나로 돌아가는 프랜차이즈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고, 그 안에서 ‘형사 마석도’는 계속해서 진화 중입니다.

 

무거운 범죄와 쾌감 넘치는 액션, 거기에 피식피식 웃음까지 제공하며 범죄도시 시리즈는 관객에게 여전히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합니다. 반복된 공식에 대한 아쉬움을 말할 수 있지만, 그 안에서 반복이 주는 안정감과 기대감 또한 이 시리즈가 가진 매력이고 주먹과 웃음으로 속 시원하게 액션으로 답하는 영화입니다.